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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굴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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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6-02-28 12:11 조회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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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굴레 이야기

‘오~로~록 오께옥!’이른 아침 창문을 열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휘파람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여기저기 새들도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있는 힘을 다해 목청껏 소리 지르자,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봄의 요정이 예쁘게 단장하고 나타나

아름답고 멋진 춤을 출 것 같은 장미 계절, 그리고 계절의 여왕 5월이 시작되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을 마치고 일행들과 함께 천천히

산을 내려오는데 산 바로 아래 조금 완만한 곳에 둥굴레처럼 생긴 풀들이 조그맣고 하얀 꽃을 피워놓고 수줍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래서 선배에게 “형님! 혹시 이 꽃 이름이 무엇인지 아시겠어요? 생긴 것은 둥굴레를 많이 닮은 것 같은데

언제 한 번 뿌리를 파 보았더니 아니더라고요.” “이 사람아! 저것이 둥굴레로 보인가? 나는 그냥 척 봐도 아니라는 것을 알겠구먼.”

“그러면 형님은 무엇으로 보이는데요?” “내가 보기에는 그냥 잡초로 보이지 무엇으로 보이겠는가? 내가 틀렸는가?”

“아니요! 형님 말씀대로 잡초가 맞기는 맞는데 그래도 이름을 알고 불러주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 “이 사람아! 잡초면 그냥

 

잡초라고 부르지 잘 알지도 못하는 이름까지 불러주려고 애를 써! 자네도 좋아하는 가수 나훈아 님의 유행가 노래 가사에도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언덕에 이름 모를 잡초야! 한 송이 꽃이라면 향기라도 있을 텐데 이것저것 아무것도 없는 잡초라네!’

라는 게 있지 않은가?” 하자 옆에 가만히 듣고 있던 선배께서 “지금은 둥굴레가 널리 알려진 탓에 귀하게 되어 버렸지만

옛날에는 아주 흔한 게 둥굴레였거든.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 어느 겨울날 우리 아랫집에 사는 동생이 ‘형님! 내일 할 일 없으면

 

저와 함께 둥굴레나 파러 가시게요.’ 해서 ‘둥굴레는 어디에 쓰는 것인데?’ 물었더니 ‘둥굴레 뿌리를 캐다 깨끗이 씻은

다음 잘 말려 볶아 보리차처럼 끓이면 마치 숭늉처럼 고소하면서도 사람 몸에도 아주 좋은 성분이 많다고 그러니 저와 함께 캐러 가시게요!’

‘이 사람아! 지금은 겨울이라 잎이 다 말라버렸을 텐데 무슨 재주로 그걸 알아서 캔 단 말인가?’‘내가 다 알고 있으니

그런 것은 걱정 마시고 저만 믿고 따라오셔서 제가 시킨 대로만 하시면 되거든요.’ 해서 나하고 우리 집사람 그리고

 

그 동생하고 셋이 괭이를 준비하고 또 등산 가방에다 도시락도 싸고 또 간식으로 마실 술까지 단단히 준비해서 따라나섰거든.”

“그러면 어디로 간다는 말도 없이 데리고 가던가요?” “그때는 내가 어디가 어딘지 지리를 잘 모르던 때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겸백면 뒷산 어디쯤 되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얼마 캐셨어요?” “그게 둥굴레가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니까

그 동생이 말라버린 잎을 보여주어 캐기 시작했는데 그게 한군데 모여있는 것이 아니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찾아 캐려니

 

보통 힘든 게 아니더라고.” “그러면 많이 캐셨나요?” “몇 뿌리 캐지도 못하고 가져간 도시락에 술까지 마시고 나니 도저히

힘이 들어 산을 돌아다닐 수 없더라고 그래서 그냥 와 버렸어!” “그러면 캐가지고 온 둥굴레는 어떻게 하셨어요?”

“그때는 아직 둥굴레가 무엇인지 잘 모르니까 커다란 고무통에 흙을 넣어 심었어! 그리고 봄이 되어 싹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우리 뒷산에도 아주 흔하게 자생하는 것이더라고.” “그러면 많이 캐다 놓으셨나요?” “그런데 그때는 흔한 게 둥굴레여서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어느 날부터 그게 ‘사람에게 좋다!’는 방송을 타기 시작하더니 언제 사라진지도 모르게 전부

사라져 버렸더라고. 그래서 ‘방송의 효과가 정말 무섭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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