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회

정우회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문인 광장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9-04-06 14:42 조회6,928회 댓글0건

본문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

 

아침 6시 평소 습관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는데 창밖에는 어제 햇님이 퇴근하면서 깔아놓은 어둠이 아

직 가시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래서 동녘 하늘에 대고 “햇님!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아직도 떠오르지도 않고 있는 겁니

까?”하였지만

 

아무 대답도 없이 7시가 넘어서자 천천히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아무리 급하다고 서둘러

도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구나!”라는 것을 느끼며‘오늘은 결코 서두르는 일이 없이 천천히 하루를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보성읍 주봉리 관주산 정상에서 허리 돌리는 기구(器具)를 이용하여‘하나! 둘! 셋! 넷!’운동(運動)을 하고

 있는데 등 뒤에서

“동생! 일찍 오셨네!”하는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았더니 평소에 절친하게 지내는 선배 부부(夫婦)가 나를 보고

 빙그레 웃고 있었다.

 

“어? 아직 TV 드라마 끝날 시간이 아닌데 오셨네요.” “인자는 테래비서 연속극을 안 한다네! 그래서 빨리 왔

어!” “왜요?”

“아침이문 그래도 그것이 볼만 했는디 어지께 모두 끝이 난디다 오늘부터 폐지(廢止)되고 다른 것을 방송(放送)

​한다고 그라네!”

 

“그러면 서운해서 어떻게 하지요? 그래도 형님은 아침이면 드라마 보는 재미로 사셨는데요.” “그래도 으차꺼

인가? 방송국에서 안 한단디

내가 쫓아가 따지꺼인가? 데모를 하꺼인가?” “형님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 그러네요.”이야기를 나누는데 선

배께서 철봉(鐵棒)에

 

매달려 턱걸이를 하려고 몸을 들어 올리는데 아무리 힘을 써도 올라가지 않자 포기하며 내려오면서“이상하다!

 옛날에 많이는 못했어도 대여섯 개 정도는 했는디 왜 인자는 안 되지?”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동

생! 자네는 몇 개나 한가?”하고 묻는다.

 

“저요? 요즘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한 개도 하기 힘들 것 같은데요.” “참말로 그래? 아무리 그래도 한

개는 하것제!

그라문 으디 한 번 해보소!”해서 철봉에 매달려 그야말로 변(便)이 나올 정도로 힘을 쓴 끝에 겨우 한 개를 성공

하고 내려오자

 

“자네도 안 되네! 옛날에는 우리가 철봉에서 많이 안 놀았는가? 잉! 그라고 그때 턱걸이 몇 개 정도는 보통하고

 그랬는디

으째 인자는 안 되까?” “그 시절에는 체력장(體力章)이라는 제도가 있어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가려면 아무리

 못해도 예닐곱 개

 

정도는 해야 만점을 받지 않습니까? 그러니 자연스럽게 철봉대에서 놀았겠지만 더 큰 이유는 지금처럼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이니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이나 오락기구가 없다보니 친구들 여럿이 철봉대에 매달려 두발로 상대편 허리를

 감아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놀다보니 아무래도 팔의 힘이 더 강했겠지요.” “자네 말이 맞네! 그때 우리가 상급(上級) 학교를

 갈라문 윗몸 일으키기,

팔 굽혀펴기, 왕복달리기, 턱걸이, 멀리 뛰기 같은 것을 잘 해야 좋은 점수를 받았는디 요새는 체력장이 폐지되

어 안 한다고 그러데!”

 

“그러니까요. 그리고 그 시절에 우리가 했던 놀이가 자치기, 팽이치기, 독(돌)치기, 구슬치기 같은 자연 친화

적인 놀이를 많이 했는데

요새 아이들은 그런 놀이를 알고나 있을까요?” “글쎄! 아마 모르꺼이시! 그라고 안다고 해도 학교 댕겨야제!

​  

그라고 학교 끝나문 학원 갖다 와야제! 바빠서 언제 그런 놀이 할 시간이나 있것는가? 옛날에 우리는 학교만 갖

다 오문 책가방은 집에 놔두고

온 동네 애기들이 모여 노니라고 들썩들썩 했제만, 그랬어도 좋은 대학도 가고 취직도 잘하고 했는디

 

요새는 으째 날이 가면 갈수록 애기들한테 짐을 너무 많이 지게 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드란 마시! 지금 생각해

 보문 그래도 그때가 좋았던 것 같아!”

992BA64B5CA8331C2A5725

4월이 시작되자마자 봄은 우리 곁에 더욱 가까이 다가와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