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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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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0-10-24 18:30 조회6,3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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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때문에

  

 

길을 가다 ‘띠로링!’소리에 휴대폰을 열어보니‘현재 광주 전남 지역은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니 주민

 여러분께서는 외출을 삼가시고

물을 자주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는데 밤이 되면

서 뜨거운 열기는 조금씩 사라지고

 

‘돌~돌~도~르~르!’밤새 풀벌레 소리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가을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친구 두 명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방문이 살며시 열리더니 이제 9~10개월쯤으로 보이는 사내아이가 엉금엉금

 기어 나오면서

 

우리를 보고 방긋 웃더니 갑자기 옆에 빠르게 돌아가는 선풍기를 붙잡고 일어서려는 것을 보고 “악아!

 그걸 잡으면 위험해!”하며

막 붙잡으려는 순간, 아빠가 번개 같이 나오면서 아기를 안아 올렸다. “정말 동작이 빠르시네요.”친구

 말에 “아니 뭘요!”

 

머쓱해하며 안고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요즘 아이들은 황금(黃金)보다 소중하고 또 아들이나 딸

을 가리지 않고 많이 낳을수록

정부에서 주는 혜택도 많다니 세상은 정말 좋은 세상이야!”하자 옆의 친구가 “옛날에는 왜 그렇게 딸

 보다 아들을 낳으려고 했을까?”

 

“그러게 말이야! 우리 아랫집 영감님은 딸 아홉 낳고서 열 번째에 아들을 낳았는데 없는 살림에 자녀들

 키우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렇게 힘들어 낳은 아들도 아버지를 보살피지 못하고 그 일은 큰 딸이 하고 있더라고. 그런 것

을 보면 굳이 아들! 아들! 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야!” “우리 먼 친척은 딸 여덟을 낳고 임신을 하여 아기를 낳았는데 또 딸이었다고

 그러데! 그래서 죽으려고

아기는 윗목에 밀쳐놓고 자신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누워있었는데 이제 막 태어난 아기가 자꾸 울고 보

채니까 할 수 없이

 

젖을 먹이고 나서‘안 되겠다!’싶어 벌떡 일어나 밭에 나가 일을 했다고 그러네.” “아니 아기를 낳고

 쉬지도 않고 일을 했다고?”

“정말 그랬다니까. 그런데 그 친척이 또 임신을 해서 아기를 낳았는데 드디어 아들을 낳은 거야!”

“정말 그랬어? 그랬으면 축하할일이네!”

 

“그런데 아들을 낳은 후에 몸조리한다면서 무려 3개월 동안 밖에 나오지도 않았다고 그러데.” “참!

​딸을 낳으면 바로 일어나

밭에 가서 일하고 아들을 낳으면 몸조리 한다며 3개월 동안 밖에 나와 보지도 않고 그러면 밥은 누가 해

 먹었을까?”

 

“시골이니까 시부모가 했든지 아니면 아기 아빠가 했겠지.” “아들이나 딸을 여자 마음대로 낳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아들을 못 낳으면 구박이 심했을까?” “옛날에는 아들을 낳지 못하면 쫓겨난다는 칠거지악

​(七去之惡)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전통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아들을 못 낳고 있으면‘으이구! 아들도 못난

 주제에!’하며 은근히

무시하던 시절도 있었거든.” 하자 옆의 친구가“자네들도 알다시피 내가 쌍둥이 아닌가? 그리고 내 위

로 누나들이 셋 있거든.”

 

“그렇지 그런데 왜?” “그런데 어머니가 우리를 낳기 전 계속 딸만 셋을 낳으니 시집에서 은근히 구박

이 심했던 것 같더라고.”

“물론 그랬겠지.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는 남아(南兒) 선호(選好) 사

상이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아들!’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우리 어머니께서 나와 우리 형 쌍둥이를 한꺼번에

 낳으셨거든.”

“그랬으면 요즘 말로 대박을 터트리신 거네.” “그랬지! 딸만 내리 셋을 낳다 갑자기 아들 쌍둥이를

 낳으셨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래서 우리를 낳은 뒤로 단 한 번도 시집살이를 하거나 기죽는 일이 없었다고 하더라고.”

​

지난 2020년 10월 16일 설악산 대청봉에서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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