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면 나만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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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6-10-24 09:19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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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면 나만 손해
우체국에 볼일 있어 번호표를 뽑고 순서 오기를 기다리는데 누군가 등을 가볍게 노크하는 느낌이 들어 뒤돌아보았더니 초등학교 동창생 친구가 빙긋이 웃으며 서 있었다.
“오~우 친구 정말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계셨는가?” “나야 항상 잘 있지 그런데 요즘 내가 사고를 치고 말았어!” “어떤 사고 말인가?” 하자 지팡이를 보여주며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산을 좋아하지 않은가? 그런데 며칠 전 선배 한 분과 일림산을 다녀오다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치고 말았거든.” “생각지도 못한 사고라면
무엇인데?” “그게 산에 올라갈 때는 아무 이상 없이 정상까지 잘 올라갔거든. 그런데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그 길은 평소에는 잘 안 다니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그쪽으로
가고 싶더라고. 그런데 뒤따라오던 선배께서 ‘어이! 그쪽 말고 이쪽 길로 가세!’ 하셨는데 그걸 무시하고 내려오다 그만 조금 높은 경사로에서 쭈~욱 미끄러지고 말았거든.”
“저런 큰일 날뻔하셨네! 그러면 다친 데는 없고?” “다친 데가 없으면 사고가 되겠는가?” “그럼. 어디를 얼마나 다쳤는데?” “그게 비탈진 길을 내려오다 조그만
자갈들이 깔린 길에서 그대로 미끄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그게 이상하게 무릎 쪽이 ‘쿵!’하는 느낌이 들면서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마침 적당한 나뭇가지가 있어 그걸 의지하여 몸을 일으켜 세운 뒤 선배를 불렀더니 깜짝 놀라며 ‘이 사람아! 그래서 내가 이쪽은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했잖은가?’ 하면서
단골 의원으로 달려갔더니‘주사 맞고 약 먹으면 괜찮아질 거야!’ 했는데 그게 얼른 안 좋아져서 걱정일세.” “그러면 집에서 치료 중인가?” “그게 차라리 많이 다쳤으면
병원에 입원이라도 했을 텐데 별로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병원에 입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집사람도 일하러 다녀야 하므로 간병도 할 수 없어 혼자 집에 있으려니
물 한 컵을 마시려고 해도 누가 떠다 줄 사람도 없으니 정말 죽을 지경이더라고 그런데 그런 모든 것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어느 날부터는 옆에 사람이 없어도 괜찮을
정도가 되더라고, 그래서 한가지 배운 점이 있다면 산행할 때나 또 무엇을 할 때도 다치면 나만 손해이니 절대 모난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 는 것이었어!” 이야기를 듣
고 나니 갑자기 여동생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니까 며칠 전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 기구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 운동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오빠 오셨어요?”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여동생 친구가 빙긋이 웃으며 서 있었다. “오! 그래 산에 오셨는가? 그런데 요즘 통 보이지 않더니 오늘은 무슨 일이야?”
묻자 “지난번 저의 직장 동료들과 오봉산을 오르다 미끄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허리 쪽이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할 수 없이 119에 도움을
요청해서 산을 내려왔는데 병원에 갔더니 ‘며칠 동안이라도 입원하라!’고 했지만 애들 밥도 챙겨줘야 하고 해서 싫다고 그냥 집에 왔거든요. 그리고 집에 누워있는데 애들에게
무엇을 시키면 ‘왜 귀찮게 나를 시키냐!’ 짜증을 내더라고요. 그래서 ‘엄마가 이렇게 아파서 누워있는데 불쌍하지도 않냐?’ 물었더니 그건 대답하지 않고 무엇을 시키면
‘왜 아빠는 시키지 않고 나만 시키냐?’ 며 짜증을 내는데 한편으로 ‘저게 내가 낳은 딸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느낀 점이 ‘하여튼 다쳐서 아프거나
또 그냥 아프거나 아프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면서 ‘산행하거나 또 다른 일을 할 때도 항상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마음이 절로 생기더라고요.”
가을이 점점 깊어가면서 농부들은 황금 들판의 벼들을 수확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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